야쿠자 고아 vs 가부키 적자… 예술의 왕좌 누구에게

작성일 2025.11.17 조회수 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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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자 고아 vs 가부키 적자… 예술의 왕좌 누구에게

키쿠오는 야쿠자 오야붕의 아들이었다. 축배를 들던 신년회 날, 소년 키쿠오는 아버지의 수하들 앞에서 가부키 춤을 선보인다. 오야붕 곁에 동석한 '가부키의 거목' 한지로는 소년의 번뜩이는 재능을 대번에 알아본다. 손끝의 기예와 우아한 춤선이 가히 절대적이었고, 숨이 막힐 듯했다. 낭만도 잠시, 경쟁 야쿠자 조직의 급습으로 오야붕은 살해당하고 조직은 와해된다. 한지로는 키쿠오를 실질적 양자로 들인다. '가부키 견습생' 신분. 주어진 훈련은 혹독했다. 하지만 키쿠오 옆엔 한지로의 외아들이자 일생일대의 라이벌 슌스케가 있었다. 혈통을 신성시하는 가부키계에서 슌스케는 걸음마도 떼기 전에 부친의 명성을 온몸에 뒤집어쓴, 예정된 스타였다. 둘은 알게 된다. 키쿠오는 슌스케가 물려받은 피를, 슌스케는 키쿠오의 재능을 질시하리란 것을. 일본에서 1200만 관객(14일 기준)을 동원하며 돌풍을 일으킨 걸작 '국보'가 한국에서 19일 개봉한다. 일본판 '패왕별희'이자 걸작 '아마데우스'를 연상케 하는 명작으로 순수예술을 통해 인간의 길을 묻는 작품이다. 지병 악화로 한지로가 피를 토하며 쓰러지면서 후계 구도를 둘러싸고 갈등이 폭발한다.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우려면 아들이 무대에 서야 한다"는 논리 이면에서 한지로가 친아들 슌스케 대신 견습생 키쿠오를 선택해서다. 한지로의 결정은 대서특필됐고, 슌스케는 충격 속에서 집을 떠난다. 8년이 지나 재회한 두 사람은 각자의 몰락과 환희를 반복하며 경쟁하고 가부키의 신화적 인물을 일컫는 호칭인 '국보'를 향해 내닫는다. '재능 가득한 고아'로서의 선인(善人)으로 키쿠오를 묘사하지 않는다는 점이 영화 '국보'의 차별점이다. 하지만 타인을 이용하는 그의 매 순간의 선택은 자기만족과 인정 투쟁이 아닌, 오직 '예술의 완성'을 향한 여정이기에 설득력이 높다. 영화는 질문한다. '궁극의 예술을 위해 타인의 삶을 침식하는 일은 온당한가?' 하지만 키쿠오는 결국 자기를 초월해내고 그를 미워하고 질투했던 수많은 이의 박수를 받는다. '국보'는 남성이 여성 배우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1993년 칸 황금종려상 수상작 '패왕별희'와 빼닮았다. 17세기 가부키 중심 배우는 당초 여성이었으나 매춘과 접대 요구가 횡행하면서 에도 막부는 '성인 남성'만을 가부키 배우로 무대에 올렸다고 한다. '패왕별희'의 주인공 두지(장국영) 역시 '여장남자' 배우란 점, 버려진 고아란 점, 재능만으로 전설적인 경극 배우 반열에 오른다는 점, 또 한 여인을 중심으로 동료 배우와 삼각관계를 이룬다는 점에서 '국보'는 '패왕별희'의 21세기 변주다. 또 천재를 향한 범재의 극단적 질투심을 전면화한다는 점에서 모차르트를 파멸시킨 살리에리를 다룬, 1985년 아카데미상 작품상 수상작 '아마데우스'를 떠올리게 한다. 슌스케는 살리에리의 다른 이름이다. 야쿠자의 '더러운' 피, 가부키 집안의 '순결한' 피를 대비시킨 대목도 눈길을 끈다. …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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